메뉴 건너뛰기

포토스토리

본문시작

2011.05.11 17:34

[ 닭싸움 - 싸봉 ]

조회 수 14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스페인에는 투우가 있고! 일본에는 투견이 있다면...
필리핀에는 '투계'가 있습니다!!

처음 이곳 팡글라오에 왔을때요,
아침마다 목청 좋은 닭들의 울음소리에 잠이 깨곤했거든요~
그때는 닭들이 왜 이렇게 많나?
무슨 닭들이 이렇게 힘좋게 우나? 의문이었는데요
알고보니까 이게 다~ '투계'들이었더라구요~
(기선제압을 하려면... 목소리도 힘도 좋을수밖에 없겠죠?)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필리핀 보홀에서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와서요
팡글라오섬 시황이라는 곳에가면요
필리핀 전통 닭싸움 '싸봉'을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저도! '싸봉'의 도사라는 보홀 이장님!
박사장님을 따라 다녀와봤습니다~

가기전에는 잔인할거라는 생각에 걱정도 조금 됐는데요
닭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게 너무 즐기고 와버렸네요~ (닭들아~ 미안~)

싸봉01.JPG 

싸봉장에 들어서면 우선 이 닭들이 오늘 싸움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무게는 어느정도 되는지 체크를 해요
도핑검사까지는 아니지만... ^^;;
합기도나 태권도 복싱들도 무게에따라 급수가 나눠지잖아요~
닭들도 마찬가지더라구요~
비슷한 닭들끼리 싸움을 붙혀야 재미가 있겠죠?

싸봉07.JPG

이렇게 오늘의 투견들이 선택되면 이 아이들에게 무기를 달아줘요~

싸봉08.JPG

전쟁터에 나갈때는 총이 있어야 하듯이...
투견들에게는 발목에 자그마한 칼을 하나씩 달아주죠~
(칼이라는 단어가 나오니까 섬뜩해지긴 하네요? ^^;;;;;)

싸봉02.JPG

이제 본격적으로 '싸봉'이 시작되는데요~
'싸봉'은 구경만 하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경마처럼
우승할것 같은 닭에게 돈을 걸어요!
한마디로... '싸봉' 요것도 일종의 게임이고!
금액이 높아지면 도박이 된다는거죠~

싸봉03.JPG

구경꾼들은 '핸들러'라는 사람을 고용해서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데요

싸봉04.JPG

그 모습이 마치 새벽 5시! 한국의 노량진 수산시장 경매하는 모습 같더라구요~
큰 목소리로 손으로 얼마를 걸건지 알아들 수 없게 이야기가 오가는데..
휴~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ㅡㅡ;;

싸봉05.JPG

하긴 이걸 할 줄 알면... 굳이 핸들러를 둘 이유가 없겠죠?

싸봉06.JPG 

이분은 오늘 우리의 '핸들러'가 되어주신 분인데요
서글서글한 얼굴이 인상 참~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덕분에 돈도 안읺고... ^^ 고마웠어요~)

이렇게 배팅이 끝나면요
드디어 닭싸움이 시작되는데요
순식간에 끝나는 경우도 있고 조금 질기게 가는 경우도 있는데..
돈이 걸려서 그런가?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인데도 가슴이 조마~조마~
긴장감이 급상승하더라구요~
그럼 그 '싸봉'의 모습 조금 보고 넘어갈게요~

싸봉09.jpg

"Black Chicken : 야~ 다 뎀뵤!! 내가 오늘 본때를 보여주마!!"

싸봉10.JPG

"White Chicken : 헛! 웃기시네~ 너 오늘 날짜 잘~ 기억해라~ 오늘이 니 제삿날이다! 엉?"
"Black Chicken : 하이고~ 무셔라~ 내가 요래? 요래? 도망만 갈 줄 알았나?"

싸봉12.jpg

"Black Chicken : 내가 날개 한번 퍼드득 하면 필리핀의 토네이도가 불다~ 알고 있나?
                            요리 온나~ 내 강파워 날개로 한대 시원하게 맞아본나~!!!"

싸봉11.jpg 

"White Chicken : 니 지금 나 때렸냐? 이게 아주 쌈닭 무서운 줄 모르고 덤비네?"
                             내 신조가 받은만큼 돌려주자거든? 일로와서 쌍싸대기 함 맞아봐라~"

싸봉13.jpg

"Black Chicken : 아오~ 열받아!! 그럼 내 필살기다!!! 머리채 잡고 흔들기!!!
                           싸울때는 이게 최고거든~ 니 알지? 저 밖에 수술실 있는거~ 거기나 잘가라~ 얍! 다 죽었어!!!"

이렇게 해서 결국!! 승리는 누가 했냐구요?
글쎄요~  닭들이 다~ 고놈이 고놈처럼 생겨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더라고요~ ㅜ.ㅜ

싸봉14.jpg

어쨌든 닭 한마리는 싸봉장 앞에 있는 수술실로 실려가 수술을 받았고요~

싸봉15.jpg

또다른 한마리는.. 이렇게 영광의 상처를 지닌채 컴백홈을 했습니다~ 

 

사진 보신 분들은 이런거 너무 잔인하다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요!!
여행지에서 다른 문화를 한번쯤 구경하는 것!
이것도 꽤 괜찮은 추억으로 남을것 같더라구요~
저도 닭을 엄청 무서워하고 잔인한건 질색을 하던 편인데...
'싸봉' 보는 재미에 푹~ 빠져서 그만 무서워하는 것도 깜빡해버렸거든요~

잊지마세요~ '싸봉'은 일요일에만 열리니까
여행오실 분들은 일정을 잘 맞추셔야해요~ ^^
스페인 가면 투우 보고, 일본 가선 투견을 본다면...
필리핀에 와서는 '싸봉'도 봐줘야죠~